< 집부자 5만~10만명 가려내 ‘중과세 >
주택보유세 합산과세 계기 내년 종합부동산세 기본틀 마련
주택에 건물분 재산세와 토지분 종합토지세를 합산 과세하는 쪽으로 부동산보유세 개편안이 가닥을 잡으면서 내년부터 도입될 종합부동산세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지금처럼 주택에 각각 따로 붙는 재산세와 종토세를 합산 과세하기 위해선 주택 과세표준과 세율이 결정돼야 하고 이렇게 되면 정부 추계 종합부동산세 부과 대상인 5만~10만명의 ''집부자''를 정확히 가려낼 수 있는 근거도 동시에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종합부동산세 부과 대상 ''집부자''들은 합산과세로 바뀔 경우 재산세와 종토세를 분리해서 낼 때보다 무거운 세금을 내게 될 가능성이 높다.
또 아파트와 달리 기준시가가 없는 단독주택의 경우 재산세와 종토세를 합산 과세할 때 과세표준으로 감정원 감정가격을 활용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주택보유세 합산과세 때나 종합부동산세 과세때 일어날 수 있는 형평성 문제를 해소할 길도 일단 열어놨다.
정부는 이와 관련 15일(오늘) 오후 3시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국민경제자문회의 2차 부동산정책회의를 열고 주택의 토지와 건물을 통합해 평가하고 통합한 가격으로 과세하는 방안을 심의, 의결할 방침이다.
정부가 이번에 추진하는 부동산 보유세제 개편안은 통합과세를 통해 과세형평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내년 도입 예정인 종합부동산세의 기본틀을 마련한다는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 정부는 다만 현재 종합부동산세법 제정안을 이달중 마련한 뒤 연내 국회에 제출해 통과시키기에는 시간적으로 촉박하지만 주택 보유세 방안이 가닥만 잡는다면 내년 법시행에 차질이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정부는 오늘 예정된 국민경제자문회의 뒤 주택 보유세 과세방안을 바탕으로 한 종합부동산세 제정방향을 발표할 예정이다.
◆합산과세 왜 하나=주택은 지금까지 토지와 건물을 분리해 각각 종합토지세와 재산세를 과세하는 바람에 비싼 집을 가진 사람이 가격이 낮은 주택 보유자보다 세금을 적게 내는 경우가 많아 형평성 논란이 제기돼 왔다.
주택의 토지는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0.2~5%의 세율로, 건물은 신축가액, 면적 등을 기준으로 0.3~7%의 세율로 나뉘어 적용된다. 주택가격에 따라 세금이 정확히 부과되지 못했다는 얘기다.
특히 종토세에 비해 세율이 높은 재산세는 건물이 오래될수록 적은 세금이 부과되고 시가와 상관없이 건축원가 개념이 적용돼 과세형평성을 저해하는 사례로 지적돼 왔다.
예컨대 2000년 분양돼 4억원인 경기 용인시 ㄱ아파트 4단지 67평은 올해 재산세가 대략 80만원대지만 시가 10억원인 서울 반포동 ㅇ아파트 49평형은 재산세가 30만원 안팎으로 낮다. ㄱ아파트는 ㅇ아파트보다 지은 지 얼마 안돼 신축가액과 면적 등을 기준으로 하는 건물분 재산세가 늘어 시가가 낮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세금을 내게됐다.
또 2000년 입주한 서울 송파구 S아파트 49평형은 시가 9억원인 23층의 경우 재산세가 88만원인데 시가가 5천만원 정도 낮은 13층은 재산세가 116만8630만원으로 많다. 이는 S아파트가 13층까지는 철골 구조로 지어져 콘크리트 구조로 건설된 14층 이상보다 신축원가가 비싸기 때문이다.
따라서 과세의 형평성을 제고하고 일반 국민도 이해하기 쉽도록 주택은 토지와 건물을 합산한 주택가액을 기준으로 재산세를 매기겠다는 게 정부 복안이다. 주택의 건물과 토지를 합산과세 하면 현재 7월과 10월 나눠내는 재산세와 종합토지세를 한꺼번에 내게된다.
◆기준시가는 어떻게 되나=아파트의 경우 시가의 70~90% 수준에서 정해진 국세청의 기준시가가 과세표준으로 적용되고 단독주택은 감정원의 감정가격을 기준으로 세금이 부과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국세청에서 주택을 사고 판뒤 양도소득세를 부과하기 위해 산정하는 기준시가처럼 재산세도 주택가액을 평가해 세율을 정하겠다는 얘기다.
종합부동산세가 내년 1월 1일부터 바로 시행돼야하기 때문에 새로운 과표를 만들만큼 시간적 여유가 없는 데다 이미 국세청과 감정원 등에서 활용하는 기준시가나 감정가가 시가반영률이 높은 탓이다.
다만 문제는 건물을 매매하거나 상속·증여할 때 세금부과의 기준이 되는 기준시가와 감정가는 그러나 시가반영비율이 27.1%에 불과한 재산세보다 과표가 3배 가까이 높아 세부담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점.
정부는 그러나 과표 구간간 세율을 낮출 방침이다. 합산과세로 급작스럽게 세부담이 커지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정부는 그러나 상가 등 일반건물은 당분간 현행처럼 토지와 건물을 분리해 과세할 방침이다. 일반건물의 평가방식을 마련하는데 많은 행정비용이 들어가 당장 시행하기 어려운 데다 일반건물은 주택보다 낮은 세율체계를 갖고 있어 과세형평성에서 큰 문제가 발생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 주택에 대한 보유세 평가기준이 정해지면 전국적으로 집을 많이 보유한 종합부동산세 과세대상인 5만~10만명의 `집부자''들을 정확히 가려냄은 물론 그에 맞춰 종합부동산세의 세율도 자동적으로 마련할 수 있다.
출처:내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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