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세공무원 사칭 책 강매 >
'국세공무원 사칭 서적판매 전국적 창궐'-대책 시급
"국세청 고위직 출신이 직접 저술한 책입니다. 세무서 직원에게 판매 할당이 내려 왔는데 교육원에 교육중이라 전화로 부탁합니다."
80년대 지역담당제로 국세무공무원들이 각 지역 사령관(?)으로 불리던 시절에나 나타났던 국세청 및 세무서 직원을 사칭해 금품을 요구하거나 서적을 강매하는 등 사기행위가 최근들어 기승을 부리고 있어 국세청이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국세청은 세무공무원을 사칭해 금품 강요나 서적강매 등의 행위 차단을 위해 각 세무서별로 단속에 나서고 있는 수준이다. 국세청은 "국세공무원들은 서적 판매등의 행위를 일체 하지 않는 만큼 이런 행위를 접하는 납세자는 세무서나 관할 경찰서로 신고 해 달라"고 주문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행위는 줄어들 줄 모르고 연말을 맞아 서울 수도권은 물론 각 지방 등 전국적으로 창궐하고 있어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지난달 19일 김천세무서 홈페이지에는 김천세무서 부가가치세과에 근무하는 김00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후 관내 000의원 등 다수의 의료사업자에게 고압적인 자세로 책자 구입을 강요했다는 글이 올랐다.
또 최근 안산세무서는 "관내에서 안산세무서 직원을 사칭하며 서적 등을 강매하려 한다는 내용의 제보가 납세자로부터 접수되고 있다"며 세무서 게시판을 통해 납세자들의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안산세무서에 따르면 범인은 납세자에게 전화를 걸어 안산세무서 법인세과에 근무하는 이00이고 담당이 최근에 바뀌었는데 좋은 책이 있으니 구입하라고 거부할 수 없을 정도로 강매를 한다는 것.
이와함께 '선거철을 이용해 업체에 현금 40∼50만원을 송금해 달라고 직접 요구'하거나 '국세청 고위직 출신이 직접 저술한 책'이라며 '세무서 직원에게 판매할당이 내려왔는데 교육원에서 교육중이라 전화로 부탁하는 것'이라는 등 교묘한 수법으로 책 구입을 강요하는 경우 등 국세공무원을 사칭한 금품요구·서적강매 등의 불법 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따라 최근 각 세무서들은 "1999년 지역담당제 폐지 이후 세무공무원의 외부출장이 대폭 축소됨에 따라 이를 기화로 세무공무원을 사칭하는 경우가 발생되어 피해를 보는 경우가 있다"며 "국세공무원을 사칭하여 금품을 요구하거나 서적 강매 등을 요구할 경우 관할세무서나 경찰서(112) 또는 국세청(02-397-1313)으로 신고해 줄 것"을 당부하는 게시물을 경쟁적으로 게재하고 있다.
실제로 각 세무서들은 세무서 게시판을 통해 "국세공무원은 어떠한 경우에도 서적강매, 기타 금품 등을 요구하지 않으며, 사적인 목적으로 납세자에게 전화를 걸 수 없도록 제도화 되어 있다"며 "전화를 받는 경우 반드시 소속·직급과 성명, 연락전화번호 등을 메모해 즉시 세무서 관리팀이나 경찰서로 신고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또한 "금품을 요구하거나 서적강매를 하는 경우 알려준 계좌번호를 받아 신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세무서 관계자는 전했다.
이와함께 일선 세무서 관계자는 "정기세무조사를 하는 경우, 7일전에 '세무조사사전통지서'를 우편으로 안내하고 있으며 조사착수시에는 조사원증과 공무원증을 제시하는 것은 물론 체납세액 징수 등 납세자를 공식적으로 접촉하는 경우 반드시 출장증명서(또는 조사원증)와 공무원증을 제시하고 있으므로 이외의 경우에는 모두 위법한 것으로 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와관련 최근 퇴직한 한 전직 국세공무원은 "올초 '책 판매를 누구에게 시켰느냐'며 지인으로부터 전화 연락을 받는 황당한 경우를 경험했다"며, "현재 국세공무원들을 사칭하는 경우 법인세과, 부가가치세과의 담당이라고 하는 등 80~90년대 세무서 조직 개편전의 조직을 파는 경우가 대부분인 만큼 이런 경우는 국세공무원이 아니라는 것을 인지하고 무조건 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이런 일은 전체 국세공무원들의 이미지는 물론 사기와 직결되는 것인만큼 세무서에만 맡겨둘 일이 아니라 검찰과 공조해서라고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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